'열린 어젠다'의 오만
여기서 말하는 어젠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해결책은 교육이라는 관점이다. 이는 계층 상승을 바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듯하였지만, 결과적으로 절망감을 안겨준 게 되었다. 실제로 엘리트 계층들의 부의 세습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에 '오렌 카스'는 우리에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였는데,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만한 요소가 많다. 먼저, 저소득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라에서 저소득 조동자에게 시간당 보조금을 지금 하여 수준 있는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말한다. 이로써 그들이 사회에 유의미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보장을 해주어 일의 존엄성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으로 제조업과 공업의 일자리를 줄인 환경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말한다. 이에 대해 논란이 많을 수 있지만 지금 당장 생활에 위협을 받고 있는 이들에게 환경 규제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관점을 소비자에서 노동자로 옮겨야 한다. 지금까지의 경제 정책은 파이를 키우기 위한 소비자 중심의 경제체제였다. 좀 더 저렴한 생산비를 들여 합리적 가격에 소비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들이 이루어졌지만, 이는 자국의 노동자 계급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이 되었다. 무역, 아웃소싱, 이민자 등에 대해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거대해진 금융업계
금융업계는 선진 경제체제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경제적 성장과 함께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본래 그 역할은 자본을 사회적으로 유용한 목적별로 배당함으로써 경제 활동을 돕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투자는 점점 실물 경제와 멀어져 가고 있다. 그들은 아무런 생산 활동 없이 시장이 금융계에 주는 막대한 보상을 받고 있다. 금융 종사자들이 투기 활동을 하면서 분에 넘치는 명성을 누리는 현실은 노동에 임하는 이들의 존엄을 조롱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실물 경제에 기여가 전혀 없는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우리를 번영시키기보다는 우리 경제에 방해가 되는 모습을 서브프라임 사태나 리만 사태 등을 통해 지난 시간들이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어떤 종류의 일이 인정과 존경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느냐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이제 세금 부담을 일에서 소비로, 그리고 투기로 가야 한다. 급여세를 대폭 인하하거나 없애 버리고 소비세, 부유세, 금융거래세로 채우는 금융 개혁이 필요한 시기다.
조건의 평등
그동안 중심이 되어 온 사회적 상승에만 집중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사회적 연대와 시민 의식의 강화에 거의 기여하지 못한다. 상승에 실패한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만족할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 공동체 구성원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할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이에 샌델 교수는 조건의 평등을 제시한다.
조건의 평등이란 모두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일에서 자신의 역량을 계발하고 발휘하며 널리 보급된 학습 문화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즉, 사회적 복지는 사회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일반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는 강력한 공동 이해관계 의식의 존재를 내포한다. 그동안의 패러다임으로 분열과 분노를 확인한 지금, 주류 정당과 엘리트층은 더 이상의 오만함에서 빠져나와 응집과 연대를 위한 길을 함께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