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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추천] 공정하다는 착각. 2020. 마이클 샌델.(1)

by 무어야! 2022. 10. 25.

 포퓰리즘적 저항에 대한 이해

  민주주의 위기의 시대. 외국인 혐오증이 점점 심해지고, 권위주의적 인물들에 대한 지지 역시 높아지고 있다. 주류 정당과 정치인들은 이에 대해 이민과 다문화주의에 맞선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증의 반발로 치부하고 있다. 다른 일부는 이를 글로벌 무역과 신기술이 빚어낸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으로 생기는 반발로 치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주류 정당과 집권 엘리트의 노동계급에 대한 공감 능력의 상실로 생긴 판단으로 그들이 무엇에 분노하고 있는지에 대해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불만은 단지 임금과 일자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존중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장 주도적 세계화의 결말

 지난 40여 년간 주류 정당들이 앞세웠던 세계화 프로젝트의 결말이 드러나고 있다. 세계화 프로젝트의 결과 공공선을 기술관료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승자와 패자를 능력주의적으로 정의 내리게 되었다는 점이다. 기술관료적인 정치란 시장경제야말로 공공선을 달성하는 데 기본적 도구라 여기고, 시장을 신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실질적인 도덕적 논쟁에 대한 공적 담론을 실종시켰으며, 논란이 있는 이념 문제를 마치 '경제 효율 문제'처럼 전문가가 독단적으로 처리할 문제인 듯 취급했다. 이는 정치의 영역을 엘리트의 영역으로 만들었고 보통 시민들은 여러 공적 문제들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였다. 

 

 세계화는 빈부의 격차를 더욱더 심화시켰다. 그동안 주류 정당과 정치인들은 '기회균등'을 지키며 누구에게나 노력과 재능만으로 사회적 상승이 가능함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의 불평등 증가는 사회적 상승 기회의 증가가 아니라, 상류층이 그 지위를 대물림해줄 힘만 키워줬다. 이제 노력과 재능 만으로 누구나 상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은 무너졌다. 

 

도덕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주의

 일정한 재능의 소유를 순전히 각자의 몫으로 보는 게 맞는 것일까? 순전히 시장에서 가치를 두는 재능을 가지게 된 행운을 상류층으로 올라가는 자격이라 할 수 있는지, 이것을 진정한 능력이라 할 수 있는지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능력주의에서 이들은 승자들이 자기 성공을 오직 자기 노력의 결과라고, 다 내가 잘나 성공한 것이라고 여기게끔 하고, 그보다 운이 나빴던 사람들을 깔보도록 한다. 

 

 현재 기회의 균등을 외치며 자신의 능력으로 사회적 상승이 가능하다는 능력주의는 승자는 점점 더 오만해지고, 패자에게 조롱하는 행동이다. 패자 스스로도 자신의 실패는 재능이 없고 노력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는 생각 속에 빠지게 만들어 헤어나기 힘든 좌절감을 주게 된다. 이는 능력주의 안에서 상처를 입었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월급의 문제 분만이 아니라 그들의 '사회적 명망이 추락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지난 40여 년간의 시장주의 세계화의 결과이며, 포퓰리즘의 반격을 촉발한 이유이다. 

 

여기까지 포퓰리즘적 저항의 이유과 시장주의 세계화의 결과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편에서는 능력주의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알아보자.